공무원의 존재의미는 무엇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국민을 위한 공적인 서비스(public service)를 하는 데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왕조시대(王朝時代)에는 국민의 권리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왕의 존재가 국가요 국민은 나랏님을 하늘처럼 받들고 나랏님은 국민을 위하여 은혜를 베푸는 위치에서 통치(統治)하였습니다.
이 시대에 관리(官吏)는 왕의 신하(臣下)로서 절대 권력을 보좌하고 왕정을 충실히 집행하는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왕과 관리 사이에는 왕권(王權)과 신권(臣權)을 두고 긴장과 협력이 존재하기도 하였습니다.
왕조시대의 정치와 행정이 가장 나아간 상태가 민본주의(民本主義)이었습니다.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며 백성을 위하여 선정(善政)을 베풀어야 한다는 개념이 자리 잡은 것입니다.

이러한 시기를 지나서 근대국가의 형성과 함께 국민이 주권자로 개념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보통 직접 비밀 자유선거가 실시되면서 국가의 원수(元帥)이자 행정수반(行政首班)인 대통령(大統領)을 국민의 손으로 투표를 통하여 뽑게 되었습니다.
국민의 권리주체 의식이 살아났습니다.
이 단계에서 공무원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의 개념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왕정(王政)의 쇠퇴와 민정(民政)의 정착 과정에서 과도적으로 민주주의의 변질이 상당기간 이어지게 됩니다.
그것이 나라에 따라서는 장기집권, 쿠데타, 군사독재, 제왕적 대통령 등으로 불리면서 정치발전의 지루한 과정을 이어왔습니다.

근대국가가 민주국가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국가권력의 축은 절대적인 대통령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주권자로서의 국민의 권리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이동하여 왔습니다.
그러면서 공무원의 역할도 그 봉사의 방향이 대통령 중심에서 국민중심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러한 역사적 변천과정이 깨어있는 국민의 정치의식으로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 사례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그 과정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할 때 지속적인 군부 쿠데타나 장기집권 혹은 독재의 폐해가 더욱 정치상황과 나라를 어렵게 만드는 경우들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보입니다.

공무원이 국민의 봉사자로서 어떻게 서비스(service)할 것인가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서비스의 어원(語源)은 예배(禮拜)입니다.
즉 예를 갖추어 절한다는 의미에서 출발합니다.

이것은 섬긴다는 의미와 통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헌신의 마음이 우선되며 배려하는 마음이 또한 필요합니다.

헌신(獻身)이란 나의 몸을 바쳐서 수고함이요 배려(配慮)란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입니다.

서비스는 구체적인 행동과 말로 표현하게 됩니다.
밝은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미소(微笑)로 나타나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부드러운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친절(親切)함이 그것입니다.


내가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은 친절은 상대방이 잘 알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말과 표정과 행동으로 표현된 친절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는 거죠.
진심이 담긴 섬김과 일관된 행동과 말이 전달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사무적인 정확함에서 나아가 따스함과 진심이 담긴 응대로 나타나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자세가 중요합니다.

서비스의 행동과 실천은 역사적으로 기업에서 더 깊이 연구하고 실천되어왔습니다.

그렇지만 현대국가에서 공적인 서비스를 하는 공무원에 있어서 이 같은 서비스 정신이 배제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 같은 공무원의 서비스를 적극 실현하게 된 시점은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출범이후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즉 국민 위에 군림하는 공무원이 아니라 국민의 봉사자, 섬기는 이로서의 공무원 상을 강조하며 민간기업의 서비스 정신(mind)과 실천행동을 배우고 행동화하는 일이 본격화된 시점입니다.

물론 그 이전 6-70년대의 산업화 시대에는 국가주도적인 발전을 견인하는 과정에서 공무원의 진취적인 역할이 매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주역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민주화와 정보화의 진전이 공무원의 역할과 자세의 변동을 요구하면서 공무수행의 형태도 변모하게 된 것입니다.

공직을 수행하면서 국민 혹은 민원인에 대한 응대방식은 지속적으로 변하여 왔습니다.
과거에 공무원은 ‘왜 왔어요?’ 라는 표정으로 민원인을 대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섬기는 자세가 아니라 슈퍼 갑의 위치에서 국민을 내려다보는 마음으로 대하는 자세라 할 것입니다.

이것이 90년대로 오면서 ‘무엇을 도와드릴까요?’의 형태로 바뀌기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자의 자세입니다.

그리고 2000년대로 들어오면서 ‘함께 의논해봅시다.
’라는 공감대 형성의 자세로 진전되어갔습니다.
이것은 공무원과 국민 혹은 민원인 간에 대등한 관계로 나아간 형태라 할 것입니다.

지금은 ‘이러한 방향은 어떨까요?’라고 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상대방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입장입니다.

거버넌스적인 행정업무 처리의 가장 높은 단계로 평가될 수 있는 응대자세라 하겠습니다.
정부가 장을 펼쳐주고 그 위에서 모든 이해관계집단이 참여하여 각자의 전문 식견과 입장을 펼쳐 밝히고 가장 최적의 대안을 모색하여나가는 과정입니다.

여기서 공무원은 정부의 입장을 설득하기보다는 국민과 이해관계집단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일정하게 수렴하는 과정을 인내심을 가지고 경청하고 또 조율하여 나갑니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고급정보를 공유토록하며 각각의 전문가와 이해관계 집단의 의견을 통합하여 최고의 검토와 분석을 거쳐서 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결정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것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같은 과정을 통하여 도출된 결론은 모든 참여자에게 가장 높은 수용성(受容性)을 가지면서 집행단계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되죠. 이것이 참여민주주의의 효율성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정책을 이와 같이 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결정이되 다수의 전문가와 이해관계집단의 참여가 필요한 경우에 유효한 방식이라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은 지속적으로 민주주의 정책과정의 발전단계로 이어져 왔고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의 행정과 정책의 전망을 밝게 해줄 것입니다.

공적 서비스의 자세와 내용은 민간의 그것과 크게 다를 수 없습니다.
그것은 ‘고객이 감동할 때까지’ 서비스한다는 어느 기업의 정신과 닿아있다고 할 것입니다.

정책의 고객은 국민입니다.
국민이 감동할 때까지 정책의 서비스가 이어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서비스란 무엇인가? 그것은 매력이다. 감동을 먹이는 말과 행동이다. 서비스 받는 이가 동질감을 느끼게 해주는 과정이다. 대접을 받는 느낌이 들게 하는 행동이다. 모자란 듯이 보이면서도 친근하고 푸근함이다. 서비스란 신뢰다. 불변하는 맛과 멋과 디자인이다. 서비스란 궁극적으로 다시 찾게 만드는 끌림이다.” 이 같은 서비스 정신은 오늘날 국민에 대한 책무가 무한대로 가고 있는 현대국가에서 공적 서비스가 결코 민간의 서비스와 달라야 한다고 강변할 수 없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모든 후배 공직자와 공직 지망생은 이 점을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다시 찾게 만드는 서비스의 포인트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추상요소로서는 미소 친절 매력 배려 섬김 밝은 표정 등이 될 것입니다.

구상요소로는 몸으로 인사하기, 쉬운 말로 표현하기, 사소한 요구도 성실히 받아들이기, 시설의 장애요소 없애기(barrier free), 안내정보를 다양하게 갖추고 제공하기 등입니다.
정책과 행정의 내용적 측면에서는 국민의 요구가 해결되는 단계에 이르는 수준까지 서비스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단계에 이르는 것이 진정한 공적서비스의 완성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공직을 지망하는 것이 직무권력을 누리거나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삼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지금은 모든 고급정보를 국민 대부분이 실시간으로 스마트 폰으로 접속하고 검색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공직자는 좀 더 겸허한 자세로 국민에게 정보와 정책과 행정을 서비스하는 자세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대신 미래의 비전과 방향을 끊임없이 고뇌하고 통찰하며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임이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직무권력을 위임받은 자의 자세라 할 것입니다.

성균관대 초빙교수(국정전문대학원) 이화여대 외래교수(정책과학대학원), 행정학박사,호 동천(東泉), 시인,수필가,칼럼니스트. 9급(18세) 7급(21세) 5급행정고등고시 합격(32세), 울진중고 한국방송통신대 성균관대 서울대행정대학원 성균관대국정전문대학원 졸업, 김천우체국(9급),문교부(7급),문화부 문화예술국장,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차관급 국가연구기관장)역임, 저서:「한국문화정책론」,「975공스타그램」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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