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ADOBE 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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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metaverse]

가상세계와 현실이 뒤섞여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세상이다.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현실 뿐 아니라 증강현실과 라이프로깅 등 현실과 기술이 접목된 분야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한경 경제용어사전에서 발췌한 메타버스의 정의 중 일부이다. 온갖 매체를 통해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지도 1년 이상 흘렀다. 다만 소위 메타버스 붐이 시작된 직후인 작년 초는 아직 메타버스에 대한 충분한 확신과 공감이 형성되지 않은 시기였다. 마치 2010년에 영화 아바타가 불러 일으킨 3D 영화 붐처럼 수년 뒤 싱겁게 끝나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더 흐른 지금, 이제는 적어도 기업들이 어떻게 이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활용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메타버스는 분류하는 기준도 종류도 다양하지만, 이커머스와 연계하여 발전 가능한 형태를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현실 세계를 본 딴 ‘가상 공간(Virtual World)’을 만들어 활용하는 방식과, ‘가상현실기술(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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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 대부분 아마도 어딘가 게임 속 같은 공간 내에 이용자의 아바타가 있는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첫 번째 유형인, 가상 공간을 만들어 활용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가상 공간 내에 이용자는 2D나 3D 아바타를 만들고, 다른 이용자들의 아바타와 놀이하고 소통한다. 가상 공간 내에 아바타들은 본인의 집을 만들 수도 있고, 공원이나 상점 같은 공간을 만들 수도, 자유롭게 방문할 수도 있다.

/이미지 출처=로블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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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포트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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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제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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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공간을 만들어 활용하는 방식도 또다시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가상 공간에서 생산과 소비가 모두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아예 가상 공간 속에 이커머스 시장이 하나 더 생겨나는 것과 같다. 해외에는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그리고 국내에는 네이버 Z의 제페토에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로블록스는 3D 가상 공간 플랫폼으로, 게임 공간 전체가 하나의 사회와도 같다. 이용자들은 로블록스 공간 내에서 본인의 아바타를 만들어 소통하는 것은 물론 게임을 직접 만들 수 있고, 게임 판매 수익을 얻어 현실 세계의 화폐로 전환할 수 있다. 다음으로 포트나이트는 온라인 비디오 게임이지만, 다른 단순 전투형 게임들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 바로 게임 속에 마치 비무장지대 같은 ‘파티로얄’이라는 휴식 공간이 있어, 아바타들은 이곳에서는 전투가 아닌 평화로운 소통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SNS 공간에서처럼 이용자들은 저마다 상호작용하고, 음악을 공유하고, 공연과 콘서트를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페토는 이용자들이 저마다의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고 놀이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특히 제페토에서는 구찌, 나이키, 컨버스 등 여러 패션 브랜드가 가상 매장을 오픈하고, 이용자들은 가상 의류를 구입해 본인의 아바타에 입히는 소비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미지 출처=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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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BGF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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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렇게 가상 공간에서 직접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보다도, 가상 공간을 만들어서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하고 실제 소비는 현실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방식이 현재까지는 훨씬 더 사례가 다양하다. 이것이 두 번째 경우이다. 가령 나이키는 로블록스 내에 나이키랜드를 구축했다. 나이키랜드 속 운동장과 같은 공간에서 이용자들은 게임을 즐기고, 디지털 쇼룸에서 아바타에게 나이키 제품을 입혀볼 수도 있다. 미국의 외식브랜드 치폴레도 로블록스 내에 가상 매장을 구현해, 이용자들이 아바타 할로윈 코스튬을 받고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한 쿠폰을 받아갈 수 있게 했다. LG전자는 포트나이트에 울트라기어 브랜드 맵을 구현했다. 이용자들이 실제 존재하는 건물들과 곳곳에 배치된 브랜드 슬로건 등 장치를 보며 게임을 즐기고,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호감을 쌓아갈 수 있게 했다. 제페토 내에서도 여러 기업들이 마케팅에 한창이다. 구찌는 이탈리아 피렌체를 배을 입히고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현대자동차는 차량과 드라이빙 존을 구현해 아바타가 시승하고, 그 모습을 사진이나 동영상 컨텐츠로 저장할 수 있게 했다. CU는 가상 편의점을 오픈하여, 신상품 및 주력 상품을 홍보하고 버스킹이나 게임 등 재미 요소를 추가하여 마케팅을 했다. 삼성전자는 집 꾸미기 체험 월드맵을 구축하여 가전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고, 스타벅스는 맵을 구현하고 퀘스트 이벤트, 보물찾기 이벤트 등을 이용자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위 사례들과 같이 메타버스 가상 공간을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메타버스 요소들을 활용하여 브랜드 공간 및 제품을 가상 공간 안에 녹여내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용자들은 재미 요소, 또는 오프라인 할인 등 보상을 목적으로 브랜드를 체험하게 되며, 기업들은 이러한 관심과 참여가 오프라인에서의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것을 기대한다. 특히 주요 이용자층이 아직 소비력이 낮은 10대라는 점에서, 당장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구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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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예 가상 공간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친숙한 오프라인 기반의 체험을 제공하고, 이 체험 과정을 돕기 위해 메타버스를 소극적인 형태로 활용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즉, 가상현실기술(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하여 제품이나 서비스를 실감나게 체험하고, 실제 소비는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VR과 AR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VR이란 화면 속 모든 공간이 가상에 구현된 것이고, AR이란 실제 오프라인 공간을 비춘 화면 속에 가상의 요소가 추가로 구현된 것이다. VR의 예시로는 고글과 같은 디바이스를 착용하고 놀이기구 체험을 하는 것이 있고 AR의 예시로는 스마트폰으로 현실 속 공간을 비추면 포켓몬이 튀어나오는 포켓몬고 게임을 들 수 있다. VR과 AR을 활용하는 서비스는 최근 급속도로 성장했다. 마찬가지로 몇 가지 사례를 들 수 있다.

/이미지 출처=이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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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체는 AR 기술을 발빠르게 도입했다. 이케아는 이미 수 년 전에 이케아 플레이스라는 앱을 통해, 집안 공간에 카메라를 비추면 침대, 소파 등 이케아 가구 제품을 실측 사이즈로 배치해볼 수 있는 서비스를 런칭했다. 패션 브랜드 구찌도 구찌앱을 통해 이용자 본인의 발에 카메라를 비추면 가상으로 신발을 착용해 볼 수 있고, 같은 방식으로 선글라스, 모자 등 다양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AR 서비스를 런칭했다. 로레알, 세포라 등 화장품 업체도 AR 기술을 활용해 색조 화장품이나 염색약 체험을 할 수 있는 앱을 출시했다. 패션 및 뷰티 분야에서의 AR 기술은 특히 제품을 직접 테스트하기 어려웠던 코로나19 기간 동안 더 큰 호응을 얻었다.

국내에서는 전통 유통 기업들이 VR 기술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작년 5월 VR판교랜드를 오픈했다. 공식 앱을 통해 페이지에 접속하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지하 1층부터 지상 10층까지 백화점 내부 모습을 360도로 둘러볼 수 있고, 14개 브랜드에 대해서는 VR스토어가 지원되고 있어, 상품 정보 확인 및 실제 상품 구입이 가능하다. 곳곳에 재미 요소, 할인 쿠폰, VR 요소들도 녹아들어 있다. 롯데는 자회사와 함께 VR 비즈니스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1월 CES에 가상 컨텐츠 및 서비스를 선보였고, 롯데백화점은 VR 공간에서 백화점을 둘러보고 제품은 실제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VR 백화점 출시를 올해 상반기에 목표하고 있다. 신세계는 작년 5월 메타버스 조직을 신설하고 VR 사업을 위한 투자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

/이미지 출처=G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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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메타버스와 이커머스의 결합 형태 중에서 주목해 볼만한 형태로는 첫째, 가상 공간에서 생산과 소비가 모두 이루어지는 것, 둘째, 현실을 닮은 가상 공간에서 마케팅을 펼치고 실제 소비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것, 셋째, AR과 VR을 활용해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고 소비는 실제 오프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현재까지 기업들의 경향을 살펴 보면, 메타버스라는 아이템을 그 자체로 마케팅에 활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즉 나이키랜드나 구찌빌라와 같은 마케팅을 위한 가상 공간을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하고, 이용자들이 컨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며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쌓게 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색적인 컨텐츠, 단순 이벤트성의 메타버스 마케팅은 일회적으로 끝날 수 있고 판매 증진 효과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있다.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브랜드를 재밌게 소개하고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쌓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것이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것이다.

메타버스를 통한 커머스의 키는 결국 ‘실제 구매를 촉진할 수 있는가’이다. 따라서 메타버스가 또 하나의 확고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쇼핑의 장점인 실감나는 소비자 경험과 온라인 쇼핑의 장점인 편의성, 이 둘을 모두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구찌, 로레알, 세포라처럼 패션, 뷰티 브랜드들을 선두로 점점 많은 브랜드 기업들이 AR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며, 오큘러스 등 VR 디바이스가 대중화되면 컨텐츠가 한층 더 풍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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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마케팅이 이만큼 단기간에 활발해질 수 있었던 것은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제페토, 로블록스, 포트나이트 등 거대 메타버스 플랫폼과 그 안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존재였는데, 적어도 이커머스 분야에서는 아직 그러한 거대 플랫폼이 탄생하지 않았다. 만약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와 AR 서비스가 접목된다면, 셀러들은 제품 상세 정보를 올릴 때 AR 정보도 촬영하여 업로드하고, 소비자들은 AR 체험을 통해 구매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저스트큐(JustQ)가 K-Pop 앨범을 유통할 때 포토북, 포토카드 등을 AR 컨텐츠로 촬영해 올리게 될 것이다. AR 촬영 디바이스가 발전하고 많은 셀러들이 AR 컨텐츠를 올리기 시작하면, 사진이나 비디오, 그리고 상세페이지는 더 이상 소비자의 이목을 끌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또 좀 더 가까운 시일 내에 예상 가능한 것은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들의 변화이다. 오늘의집, 지그재그, 무신사 등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들이 VR, AR을 우선적으로 도입할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AR을 접목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예상해볼 수 있다. 가령 유저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서 선글라스 AR필터를 씌워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촬영 결과물이 마음에 들면 실제 제품을 구매하게 될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발전하면 그 기술 기반 공간으로 커머스의 중심이 이동해왔다.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공간으로,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다시 한 번 모바일 공간으로 이동했다. 이제는 5G와 가상 공간이 등장하였다. PwC는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이 2030년 1조5429억달러, 한화 약 182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커머스의 중심도 메타버스로 또다시 이동할 수 있을까? 이커머스처럼, 메타커머스가 일상적인 용어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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