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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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솔 기자
고현솔 기자

최근 몇몇 금융사에서 보안 문제와 관련된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특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고객의 정보가 무작위로 노출되거나 자신도 모르게 몇십~몇백만원이 카드로 결제되는 등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금융사들의 보안 시스템을 철썩같이 믿었던 소비자들은 상당한 배신감을 성토한다.

이같은 보안 사고는 모두 디지털 환경에서 발생했다. 최근 금융권이 총력을 기울이는 '디지털 전환'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사의 디지털 전환은 '데이터'에서 승패가 갈라진다. 최대한 많은 고객의 데이터를 끌어모으는 곳이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디지털·플랫폼 등 혁신으로 인해 금융거래의 편의성이 높아진 만큼 소비자들의 정보가 노출될 위험성도 커졌다는 점이다. 한 곳에 모이는 정보가 많아질수록 구멍 뚫린 보안체계가 만드는 파장은 심각해진다.

잇단 개인정보 관련 사고로 금융사 보안의 취약한 부분이 드러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시스템을 즉시 개선하도록 지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미 대규모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상황에서 사고의 재발을 막겠다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에 불과하다. 게다가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등의 확산으로 인해 기존에 없었던 다양한 신종 금융범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과 금융사의 사고 대책은 재발 방지가 아닌 원천 차단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금융(金融)은 돈을 융통(融通), 즉 빌리고 빌려주는 일을 말한다. 모두가 항상 필요한 만큼의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금융회사들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업 등을 연결해 여유로운 곳에서 부족한 곳으로 돈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금융회사는 일종의 중개인이다.

금융사의 개인정보 관련 사고는 금융의 근간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허점이다. 돈을 빌리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이 중개인을 믿지 못한다면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직접 거래를 하려고 할 것이다. 내 돈을 안전하게 지켜준다는 소비자의 믿음에 부합하는 것이 금융권이 추구하는 '편리'와 '혁신'보다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금융은 '신뢰'에서 시작된다. 금융업계가 '미래 먹거리'에 매몰돼 기본을 놓치는 실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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