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법 보호막 아래서 피해자들 기만"
경찰, 장 대표 구속영장 신청했으나 檢 반려
대책위 "사모펀드 사태 정쟁에 이용 말아야"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고현솔 기자]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고현솔 기자]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로 250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한 디스커버리펀드 사태 피해자들이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의 구속과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이하 디스커버리대책위)는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반드시 법정구속하고 관련자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디스커버리대책위는 "디스커버리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인해 지난 4년간 피해자들의 삶은 파괴됐는데 사건의 핵심인 장 대표가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이같이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부터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본사와 판매사를 압수수색하고 펀드에 투자한 이들의 실명과 투자 액수가 적힌 명단을 확보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장 대표를 세 차례에 걸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으며 전날에는 펀드 판매 당시 은행장이던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장 대표는 펀드의 부실화 가능성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상품을 판매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장 대표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전날 남부지검은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이를 반려했다.

이와 관련해 이의환 디스커버리대책위 상황실장은 "반려가 보다 충실한 수사를 위함이라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며 "만약 최근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서울경찰청 흠집내기나 시간벌기로 전락한다면 피해자들의 기대는 무너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는 11일부터 '금융적폐 청산 및 윤종원 행장 해임촉구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사진=고현솔 기자]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는 11일부터 '금융적폐 청산 및 윤종원 행장 해임촉구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사진=고현솔 기자]

또한 이날 디스커버리대책위는 기업은행을 비판하고 윤 행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업은행은 자본시장법상 사모펀드 판매 중개사로서 최종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법의 보호막 아래 피해자들을 기만했다"며 "사고가 터진 후 자신들도 피해자인 양 행동했으며 은행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투자자 피해책임'을 요구하며 피해 회복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디스커버리대책위는 새 정부가 윤 행장의 해임 및 사모펀드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하며 이날부터 기업은행 본점, 정부청사 대통령 집무실 앞 등에서 '금융적폐 청산 및 윤종원 행장 해임촉구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특히 이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 등과 관련된 정치권의 논쟁에 사모펀드 사태가 이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장식 변호사는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이 최우선 가치이므로 정쟁의 도구로 사용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그런데 국민의 힘이 발표한 논평을 보면 사모펀드 사태를 전 정권의 비판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환매중단 사태의 수사과정을 보면 남부지검은 피해자나 참고인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수사 상황에 대해서도 기밀이라 말할 수 없다고만 했다"며 "우리의 불신을 남부지검이 확신으로 바꿔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나라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난리가 났지만 검은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도둑놈을 잘 잡는 쪽이 좋다"며 "경찰과 검찰의 갈등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보강수사를 통해 장하원을 구속시키고 경영진에 대한 수사로 이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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