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장하원, 증거인멸·도주우려"
'친형' 장하성부터 기업은행까지
'쪼개기 운용' 추가 고발 가능성도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8일 오전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장하원 영장실질심사 구속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고현솔 기자]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8일 오전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장하원 영장실질심사 구속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고현솔 기자]

2500억원대 환매 중단 피해를 일으킨 장하원 디스커버리펀드자산운용 대표가 구속됐다. 수사 과정에서 정·재계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것이 알려진 데다 경찰이 잇따라 관련자 소환 조사를 했던 만큼 업계는 이번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권기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일(8일) 장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이날 새벽 10시간이 넘는 심리 끝에 법원은 "도주와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그와 함께 수사받은 회사 임원 김 모씨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장 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펀드의 부실 발생 가능성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판매하고, 판매 수익이 없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자의 투자금을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으로 지급하는 '폰지 사기' 수법을 썼다는 의혹이다.

디스커버리펀드는 2017~2019년 기업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수천억원 규모가 판매됐다.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의 법정관리 등으로 지난해 3월 환매가 중단돼 투자자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4월 말 기준 환매 중단으로 은행이 상환하지 못한 금액은 모두 2562억원이다.

몇 달간의 내사 끝에 경찰은 지난해 7월 장 대표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하며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펀드 판매사인 기업은행과 하나은행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장 대표의 친형인 장하성 주중대사 부부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 등도 디스커버리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달 10일 디스커버리펀드 판매 당시 재직했던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당시 기업은행의 펀드 판매가 투자상품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고 상품을 판매하는 '불완전 판매'에 해당하는지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달 장 대표의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윗선 개입 등 여러 가지를 살펴보기 위해 영장을 신청했다"며 이들에 대한 조사도 "필요할 경우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피해자들은 장 대표의 구속이 디스커버리 펀드 관련 수사의 신호탄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의 구속이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를 둘러싼 의혹과 불법성을 밝히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고 정부 정책의 신뢰와 금융질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장 대표의 구속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전 기업은행 경영진에 대해서도 수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피해자들은 이와 별개로 이른바 '쪼개기 운용'에 대해 기업은행과 장 대표를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50인 이상의 투자자가 모인 공모펀드를 여러 개로 쪼개 49인 이하의 사모펀드로 눈속임해 금융 규제를 회피했으며, 기업은행은 이를 알고도 펀드를 판매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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