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대상 축소되자 유급휴가 사라져
확진 판정시 대부분 재택근무로 전환
전문가 "상병수당으로 근본적 문제 개선해야"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사진=김성현 기자]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사진=김성현 기자]

보험사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걸려도 재택근무로 업무를 이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급휴가 지원금 관련 정부 정책 개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한 생명보험사 직원이 PCR 검사를 받은 후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 확진 문자를 받아도 회사에 나가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게시글 작성자는 "회사 방침상 코로나19에 걸리면 재택근무를 하거나 연차를 소진해야 한다. 재택근무를 하려면 이를 위한 시스템이 필요한데, 입사 이후 재택근무 경험이 없어 이를 설치해야 하니 회사에 나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관련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해당 보험사에 관련 내용을 확인해본 결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은 재택근무로 전환된다. 본인이 원하는 경우 연차를 사용할 수 있으며, 개인 컨디션에 따라 업무량 조절이 이뤄진다.

다만 확진 문자를 받고 재택근무로 전환되더라도 시스템 설치를 위해 반드시 회사에 나와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회사 내부에서 해당 직원의 노트북에 관련 프로그램을 설치해 이를 직원에게 보내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해당 보험사 관계자는 "보안이 중요한 금융업 특성상 직원이 직접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관련 부서 확인을 거쳐 프로그램을 설치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며 "지원 부서에서 노트북에 시스템을 다운로드해 설치한 다음 퀵서비스 등으로 보내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2급 감염병으로 내려오고 나서 정부 지원이 없어지는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회사에도) 정책적인 변동이 생겨 재택근무로 전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기업 유급휴가 지원금 제도를 개편하면서 회사에서 유급휴가 제공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지난 3월 16일 정부는 코로나19로 격리·입원한 근로자에 유급휴가를 제공한 모든 기업에게 지원하던 유급휴가비를 중소기업에게만 지급하는 것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11일을 기점으로 지원 대상은 종사자 수 30인 미만 중소기업으로 줄었으며, 무급휴가자에 대한 생활지원비 지급 역시 건강보험료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로 한정됐다.

<퍼블릭뉴스>의 취재 결과 보험업계는 코로나 확진 직원을 재택근무로 전환시키는 분위기다. 개인이 원하는 경우 격리 기간 동안 연차 사용이 가능하며,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병가나 공가 제도를 활용하거나 확진 직원에게 명령휴가를 부여한다.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무 격리 기간인 7일(주말 제외 5일) 동안 연차를 사용하면 1년간 발생하는 15개의 연차 중 30%가 넘는 갯수를 소진되기 때문이다. 병가 사용 시 받게 될지 모르는 불이익을 우려해 병가 사용을 꺼리기도 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병가나 공가를 사용할 수 있지만, 대부분 재택근무를 선택하는 추세"라며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개인 컨디션에 따라 탄력적으로 근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전문가들은 '상병수당' 제도를 통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병수당은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 없는 부상·질병으로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워진 경우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전하는 제도를 말한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코로나19 확진 근로자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하라는 기존 권고가 현행법상 강제력이 없다보니 회사는 무급으로 쉴 수 있도록 하고 정부가 수당을 지원했던 것"이라며 "정부 지원이 줄어드는 것 자체도 문제로 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상병수당에 관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업무와 무관한 개인적인 아픔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건강보험법에 상병수당 제도를 마련했다"며 "하지만 시행령 등이 개정되지 않아 적용되지 않고 있는데, 시급한 입법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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