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신용대출 총액 줄었지만…20대 0.8%·고령층 0.5%는↑
저신용자 10명 중 1명 이자 240%…절반은 불법 알고도 빌려

4대 시중은행 [사진=퍼블릭뉴스 DB]
4대 시중은행 [사진=퍼블릭뉴스 DB]

지난해 정점을 찍은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청년층이나 노인 등 '대출 취약계층'의 신용대출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1금융권 밖의 대출을 이용하면서 부담해야 할 이자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에 생계형 대출 확대 등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26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업권별 대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신용대출 총액 423조 2284억원 중 35%에 해당하는 151조 56억원은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은 것이었다.

지난 3년간 증가하던 신용대출 총액이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접어들었으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지난해 말 대비 올해 3월 말 은행권의 신용대출 총액은 0.8% 감소했으나 저축은행과 여전사, 보험의 신용대출 총액은 각각 2.8%(8055억원), 0.7%(3852억원), 0.4%(317억원) 증가했다.

특히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와 고령층(60세 이상)의 제2금융권 대출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대출규제와 금리상승 등으로 소득과 신용이 낮은 청년층과 고령층이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지자 제2금융권 신용대출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3월 말 20대의 2금융권 신용대출액은 6조 889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74억원(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은행권 신용대출은 4.6% 감소했으며 전체 업권 신용대출 총액은 2.7% 줄었다.

지난 2년 동안 60대 이상의 2금융권 신용대출 총액 증가율은 은행권보다 더욱 높았다. 지난해 12월 말 은행권의 신용대출 총액은 22조 3662억원으로 2019년 12월 말 대비 21.7% 증가한 반면, 제2금융권의 신용대출 총액은 28조2413억원으로 24.8%나 증가했다.

대출을 원하는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밖에서 돈을 빌림으로 인해 막대한 이자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 또한 문제다. 

27일 서민금융원이 대부업·불법사금융 이용경험이 있는 7158명의 저신용자(6~10등급)와 우수대부업체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12.8%가 연 240%가 넘는 이자를 냈다. 68.4% 이상이 법정 최고금리(24%)보다 높은 이자를 내고 있었고, 원금 이상의 이자를 부담하는 이들도 4명 중 1명꼴이었다.

이들 중 57.6%는 불법사금융에서 돈을 빌린다는 사실을 알고도 대출을 받았다. 특히 신용등급이 9~10등급에 해당하는 이들 중 76.7%는 불법사금융을 이용하고 있음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 향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경우 대출승인이 거절됐을 때 대처방안을 묻는 질문에도 10명 중 1명은 ‘불법사금융을 통해서라도 빌리겠다’고 답했다. 이들에게 허락된 곳이 불법 대부업체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취약계층이 2금융권으로 밀려났으며, 여기에 서민금융을 뒷받침하는 국가의 역할이 약해져 취약계층이 피해를 떠안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금융업자에게 돈을 빌린 후 햇살론이나 미소금융 등 정책금융이나 관련 정부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의 비율은 2019년 24.3%에서 지난해 12.3%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불법사금융 때문에 계속해서 높은 이자를 감당하고 있는 저신용자가 전체 37.7%였고 연락을 피하며 회피하고 있는 이들이 18.8%였다. 가족 간의 불신이 커졌다는 응답자의 경우 56.7%였고, 3.8%는 가족 중 자살을 시도한 사람이 있다고 대답했다.

진 의원은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로 생계형 대출까지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우려스럽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층과 고령층을 위한 신용회복위원회 프로그램 확대, 채무 구조조정 등 장기적이고 세밀한 민생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민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금융소외 현상에 대비해 단기 소액대부 시장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고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권 금융기관에 접근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금리 보다는 가능한 많은 사람이 금융접근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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