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 표현의 자유, 청소년 교육적 측면
모두 고려한 제도적 방안 필요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 PC방은 오후만 되면 200여 석의 좌석이 가득 찬다. 방과 후에 학생들이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기 위해 이곳으로 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전에는 컴퓨터 돌아가는 소리와 키보드, 마우스 클릭음으로 가득 찼던 PC방에 새로운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한다. ‘알잘딱깔센’, ‘기모링’, ‘조조됐다’, ‘삐지꼬우등등의 뜻을 알 수 없는 단어들이 곳곳에서 들린다. 언뜻 봐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이러한 단어들은 모두 인터넷 개인 방송인들이 사용하는 단어로 현재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빈번하게 사용되는 유행어가 되었다. 이러한 생소한 단어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속어도 들린다. 게임을 하면서 , X.” “뭐해 병X.” “이 새X 죽여.” 등등의 폭력적인 언어들이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게임이 끝난 후에도 학생들은 오늘 진짜 레게노였다.” “X 재밌었어.” 라는 폭력적이고 맥락을 파악하기 힘든 대화를 나누면서 PC방을 떠났다. 인터넷 개인방송은 인터넷 방송과 1인 미디어의 특성이 추가된 개념으로 방송 제작자인 BJ가 인터넷 방송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영상과 음성을 송출하고, 방송 창작과 시청자들 간의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미디어서비스를 의미한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201년간 청소년의 인터넷 개인 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 이용률은 94.6%이며, 청소년의 77.2%는 인터넷 개인 방송, 동영상 사이트'를 거의 매일 사용하고 있었다. 풍무중학교 3학년 강민성(15)씨는 유튜브 시청을 하루에 2시간 이상 하고 좋아하는 유튜버의 영상을 일주일에 2,3번 시청하는데 만약 그 유튜버가 매일 영상을 올린다면 매일 찾아서 볼 의향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일상에서 무분별한 인터넷 방송 용어와 비속어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은 인터뷰 대상 학생들의 카카오톡 대화 중 일부를 재구성.
일상에서 무분별한 인터넷 방송 용어와 비속어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은 인터뷰 대상 학생들의 카카오톡 대화 중 일부를 재구성.

 

청소년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인터넷 개인방송은 많은 이들이 시청할수록 높은 수익을 얻기 때문에 스트리머들은 방송에서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실제로 구독자 1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 유튜버 괴물쥐의 영상을 보면 수많은 비속어들이 방송을 하면서 쏟아진다. 유튜버 괴물쥐는 방송에서 팀원이 실수한 상황에서 X, X이냐 왜 그걸 못 땡기는 거야. 진짜 개 병X이네 이 새X 노 사람이네라고 이야기하며, 게임이 잘 안풀리는 상황이 지속되고 화가 쌓이자 X, 진짜 왜 이런 개XX들만 걸려 X. X 짜증나 진짜 X.”라고 소리치면서 자신의 키보드를 주먹으로 내리치기도 했다.해당 유튜버의 영상 30개를 분석한 결과, 15분 길이의 영상에서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비속어의 개수는 56.7개였다. 이는 영상에서 15.9초마다 비속어가 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비속어 사용뿐만 아니라 대화 상대를 인신 공격하는 상황도 영상에서 찾을 수 있었다. 해당 유튜버는 2021년 당시 몇 천 명의 청소년이 보는 생방송에서, 게임 내의 다른 유저를 비난하기 위해 왜 당신 어머니는 피임을 하지 않으셨을까라는 내용의 채팅을 치며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문제는 앞서 논의한 유튜버 괴물쥐를 포함한 인기 스트리머들의 시청자 대부분이 청소년이라는 점이다. 청소년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정체성이 확립되어 가는 시기이다. 그런데 매일 시청하는 방송에서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언어들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게 된다면, 청소년들은 자신도 모르게 그러한 언어에 익숙해지게 된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자기통제력이 낮은 청소년은 언어적 괴롭힘이 많은 인터넷 개인 방송을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고등학교 강산(18)씨는 영상에서 욕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워낙 많이 접해서 그런지 이제는 비속어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오히려 영상을 볼 때 그러한 단어가 사용되지 않으면 어색할 정도라고 이야기했다. 국내 서강대학교에서 이뤄진 연구에 따르면, 인터넷 개인 방송을 많이 시청하는 청소년일수록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본 괴롭히는 행동과 말을 친구나 다른 사람에게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제로 친구에게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본 것처럼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 유튜버 괴물쥐의 영상을 평소에 즐겨본다고 밝힌 영서중학교 2학년 홍모(14)씨는 친구들 대부분이 괴물쥐를 알고 있고, 그 중 대다수가 실제로 그의 유행어(기모링 등)를 따라한다고 이야기했다. 임성빈(19)씨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그 당시 보았던 유튜버의 유행어 중 싸발적이라는 단어를 자신도 모르게 사용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싸발적은 비속어를 변형한 유행어로, 주로 환상적이라는 단어를 대체하며 사용된다. 임성빈씨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반응을 할 때 무의식에서 해당 유행어를 사용하고 놀란 적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청소년들이 자극적인 컨텐츠를 무분별하게 수용하는 모습은 학교 내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2년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초등학교 금지어 현황이라는 제목으로 어느 한 초등학교 교실에 붙은 것으로 추정되는 경고문 사진이 올라왔다. 경고문에는 최근 이슈가 된 유튜버를 반복해서 따라하거나 틱 장애를 희화화하는 언행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인 단어들을 예시로 들며 이를 어길 시 반성문을 쓰게 하거나 부모님과 상담을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해당 유튜버는 자신이 투렛 증후군(스스로 조절하기 힘든 갑작스럽고 단순하며 반복적인 동작이나 소리를 내는 현상의 원인)을 앓고 있다고 밝힌 아임뚜렛이다. 그는 틱 장애를 앓고 있지 않음에도 틱 장애 증상을 과장하며 방송함으로써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의 모습은 많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었고, 그를 따라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자 급기야 학급 게시판에 유튜버의 행동을 묘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경고문이 붙은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들이 인터넷 개인방송을 보는 것을 금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서 없으면 안 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인터넷 개인방송은 또래와의 대화에서 빠뜨릴 수 없는 주제가 되었다. 사우고등학교 강산(18)씨는 친구들과 처음에 친해질 때 서로가 보는 유튜브 채널, 인터넷 개인 방송을 바탕으로 친해지고, 또래와의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서 인터넷 개인방송을 보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했다. 임성빈(19)씨는 자신이 기존에 관심 없던 유튜버들도 친구들과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서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주모(17)씨는 친한 친구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 유튜버의 영상을 알림 설정하고 영상이 업로드 된 후 몇 시간 이내에 꼭 본다고 이야기했다.

청소년들의 인터넷 방송 시청을 막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터넷 개인방송의 내용을 규제해야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기존 미디어의 심의정책 만큼이나 청소년이 좋지 않은 미디어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는 인터넷 개인 방송 창작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여 창작 활동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창작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청소년들의 교육적 측면 모두를 고려한 제도적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편집자 주 : 위 기사는 표정우 대학생 기자(고려대 미디어학부 4학년)가 고려대 미디어학부 전공과목을 수강하면서 직접 취재해 작성한 기사입니다. 퍼블릭뉴스는 언론문화와 대학의 발전을 위해 언학협력을 강화하고, 미래 언론인을 꿈꾸는 대학생들의 기획기사를 게재해 독자들에게 보다 다양하고 신선한 소재의 기사를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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