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까다롭고 금리 메리트 없어
냉담한 반응에 금융위 즉각 홍보
김소영 "가계부채 질적 구조 개선"

안심전환대출 홍보물. [사진=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
안심전환대출 홍보물. [사진=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

금융위원회가 야심차게 선보인 안심전환대출이 소비자들로부터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저조한 이유로는 까다로운 조건과 소비자들이 체감하기 어려운 금리 메리트 등이 꼽힌다.

19일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에 따르면,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신청접수 2일차인 지난 16일 기준 신청액은 약 4900억원(5105건)으로, 공급규모인 25조원의 2% 수준이다. 첫날인 15일에는 2386억원(2406건)의 신청액이 접수됐다.

이는 접수 초반인데다 출생연도에 따라 신청일을 분산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과거 안심전환대출 접수시기와 비교하면 차이는 훨씬 두드러진다. 지난 2019년 안심전환대출 공급 당시에는 신청 첫날부터 주금공 홈페이지가 마비되고, 신청금액이 1조원을 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은행은 지방 지점에 지원인력을 파견하는 등 '접수 대란'에 대비했는데 문의가 많지 않다"며 "신청 첫날인데도 하루에 안심전환대출 상담 전화가 단 세 통뿐이었다는 지방 지점도 있었다"고 전했다.

안심전환대출은 지난달 17일 이전에 실행된 변동금리 또는 준고정금리(혼합형) 상품을 주택금융공사의 3%대 장기·고정금리 정책모기지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대출한도는 기존 대출 잔액 범위 내에서 최대 2억 5000만원이다. 

대출금리는 연 3.8%(10년)∼4.0%(30년)이고 저소득 청년층(만 39세 이하·소득 6000만원 이하)은 연 3.7%(10년)∼3.9%(30년)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총부채상환비율(DTI) 60%은 일괄 적용되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이를 통해 23만~25만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파격적'인 혜택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신청 문턱이 꼽힌다. 안심전환대출은 주택가격(시세 기준) 4억원, 부부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인 1주택자만 신청 가능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5일 기준, 서울에서 시가 4억원 이하인 아파트는 1.2%(1만4124가구)에 불과하다. 집값이 비싼 수도권 지역에서는 신청할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셈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 6200만원,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 2100만원이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안심전환대출의 금리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점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장기·고정금리에 대한 선호가 떨어진 데다 최근 예대금리차 비교공시 등으로 인해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을 최대한 줄이고 우대금리 폭을 확대하면서 소비자들이 대출금리 상승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최저 금리가 연 3.7%인데, 2019년 안심전환대출 당시 2%대 초반 금리와 비교해 대출자 입장에서 메리트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0년 초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받은 경우, 개인별 가산금리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코픽스 등 지표금리 상승분만 오르기 때문에 여전히 금리가 3%대 초중반인 경우가 많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미래 위험을 고려해도 3.7%를 굳이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상품성이 뛰어나지 않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냉담한 반응을 의식한 듯 발빠르게 홍보 강화에 나섰다.

이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주금공 서울 중부지사를 방문해 안심전환대출이 계획대로 차질 없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세심한 점검과 대응을 당부했다.

김 부위원장은 "안심전환대출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금리 상승 국면에서 서민·실수요자의 금융부담을 경감할 뿐 아니라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이 높은 우리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신청자격이 되지만 몰라서 신청을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홍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금융공사가 이번 안심전환대출에서도 추후 시장금리 하락 우려로 신청을 주저하지 않도록 안심전환대출을 조기에 상환하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모든 국민이 어려운 시기에 수익성을 일부 희생하더라도 민생안정에 앞장서는 것이 정책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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